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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연자 소개
김 항
연세대 신문방송학과(학사)
서울대 언론정보학과(석사)
도쿄대 종합문화연구과(박사)
연세대학교 국학연구원 부교수. 표상문화론/근현대 일본 문화지성사.
저서로 <제국일본의 사상>(창비), <종말론 사무소>(문학과 지성사)가 있고,
옮긴 책으로, 조르조 아감벤 <예외상태>(새물결), 칼 슈미트 <정치신학>(그린비)가 있다.
강연 내용
1952년, 미국 중심의 연합국과 패전국 일본은 샌프란스시코 조약을 체결한다. 이로써 일본은 1945년 이후 7년 동안의 점령상태를 벗어나 독립된 주권국가로서 국제사회에 복귀하게 된다. 샌프란시스코 조약은 소련과 중국 등 연합국 중 사회주의 국가를 제외한 참전국과 맺어진 것으로 반쪽 짜리 강화조약이었으며, 당시 진행 중이던 한국전쟁과 타이완 국민당 정부의 정통성 문제 등으로 인해 식민지 지배 문제가 포함되지 않은 반쪽 짜리 전후 처리였다. 물론 전적으로 강화조약 때문만은 아니지만, 이 반쪽짜리 처리는 일본에서 식민주의가 법적, 정치적, 사상적으로 청산되지 못했음을 드러내주는 역사의 장면이다. 실제로 일본 정부는 강화조약 체결 직후 일본 내에 거주하던 구식민지 출신 ‘일본인’들의 국적을 일방적으로 박탈한다. 이후 현재까지 이어지는 자이니치(재일교포)들의 법적 지위나 일상에서의 차별대우는 전후 일본에서 뿌리깊게 잔존한 식민주의를 극명하게 체현하고 있다. 그러나 다른 한 편에서 전후 일본은 이른바 ‘전후 민주주의’에 힘입어 패전 전의 전체주의의 유산을 청산한 것으로 평가된다. 전후 민주주의 체제 안에서 일본은 정치적이고 문화적인 영역에서 인권을 수호하고 자유를 보장하는 국가로 평가받아 왔던 것이다. 그렇다면 과연 잔존한 식민주의와 전후 민주주의 사이에는 어떤 관계가 있을까? 왜 미국이나 서구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아시아 유일의 ‘선진국’에서 식민주의는 민주주의 체제와 함께 음울한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었던 것일까? 이번 강연에서는 전후 일본의 민주주의 체제가 식민주의와 어떤 공모 관계를 맺어왔는지를 자이니치의 삶의 역경, 박유하의 <제국의 위안부>, 그리고 전후 민주주의와 천황제 등을 중심으로 살펴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