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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제9회 광주비엔날레의 참가작가는 40개국에서 92명(팀)으로 최종 선정되었다. 이 가운데 아시아작가는 한국작가 16명(팀)을 포함하여 모두 44명(팀)으로 아시아미술계가 광주비엔날레에 바라는 여망을 최대한 반영하였다. 이밖에 유럽 26명, 미주지역 13명, 오세아니아 5명, 아프리카 각 5명 등 전세계 대륙 별로 고른 분포를 보이고 있다. 출품작품 수는 모두 300여 점에 이를 전망이다.
올해 광주비엔날레의 작가선정은 6명의 아시아지역 출신 여성 공동감독들이 '라운드테이블'을 주제로 지난 1년 동안 연구를 거쳐 최종 결정한 것이다. 선정된 작가들은 작가적 명성이나 특정 경향보다 동시대의 문화적 다양성과 자주성에 뿌리를 두고 작업을 해온 작가들이 주를 이룬다. 그리고 기존의 미술경향이나 주류적 태도를 버리고 새로운 시각문화의 현장을 개척해온 예술가들이 선정기준으로 적용되었다.
특히 주제 '라운드테이블'이 갖는 정치적 평등성과 독자성이 강력하게 암시하는 것처럼 과거 서구미술의 잣대나 비엔날레문화에서 일반화 되어온 경향이나 스타중심의 비엔날레 마케팅에서 탈피하는 작가선정이며, 비엔날레 담론설정에 새로운 메시지를 던져줄 전망이다. 이는 아시아비엔날레의 대표주자로서의 광주비엔날레가 내거는 또 다른 미학적, 전략적 지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비엔날레는 원래 미술관전시와는 달리 비교적 과격하고 급진적인 미술, 그 미술현장을 보장하는 임상실험실이지만, 이번 작가선정에서는 '라운드테이블'이 포괄하는 시대를 넘나드는 정신성을 고려한 경우도 눈에 띈다. 가령 작고작가이자 해프닝예술의 창시자 앨런 카프로를 선정한 것도 이에 해당한다.
제9회 광주비엔날레의 주제는 ‘라운드테이블(ROUNDTABLE)’이다. 라운드테이블은 서로 다름의 미학이며 평등의 정치이다. 그러므로 라운드테이블은 글로벌리즘의 동질화를 거부하는 자주적 슬로건이며, 의식의 민주화를 위한 도구이다. 라운드테이블은 각기 다른 문화의 아름다운 결을 존중하는 장치이자 다양성을 토론하기 위한 비엔날레 플랫폼이다.
이번 비엔날레는 특히 정보사회가 가져온 동질화의 문제와 빠른 속도로 변화하고 있는 세계 곳곳의 상황들을 반영하는 다양한 담론들이 시각적으로 펼쳐진다. 그 담론의 중심에는 정치적, 경제적, 국가적, 그리고 상이한 문화적 현상이 가져오는 변화와 징조들을 담아내는 시각문화적 증거들이 다양하게 펼쳐지게 된다.
광주비엔날레가 아시아에서 가장 오래된, 아시아의 대표적 비엔날레라는 점을 감안하여 한국, 인도, 일본, 중국, 쿠웨이트, 대만, 태국, 인도네시아, 이란, 팔레스타인, 카타르, 레바논 등 아시아 17개국에서 절반에 가까운 45명 작가와 그룹을 선정한 점도 큰 특징 가운데 하나이다.
유럽지역에서는 러시아, 세르비아, 프랑스, 크로아티아, 스페인, 스웨덴, 벨기에 등 13개국 26명 작가와 그룹이 참여한다. 북미, 남미지역에서는 브라질, 미국, 아르헨티나를 포함하여 5개국에서 13명의 작가와 그룹, 아프리카 3개국 5명 작가와 그룹, 오세아니아 2개국 4명 작가와 그룹이 각각 출품해 세계 전역에서 고른 참여도를 보인다. 또 한국 작가 17명(팀) 중 광주지역 작가는 7명(팀)으로 지역 작가들이 대거 참여하면서 광주지역의 정신성과 지역적 맥락을 탐구하는 작품들도 다수 출품될 예정이다.
특히 2012광주비엔날레는 역대 여느 비엔날레보다 양적 질적으로 많은 시민 참여 및 연계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 이 가운데 ‘레지던시 및 뉴프로덕션’은 초대작가 15명이 광주에 장기 체류하면서 광주시민들의 참여를 통하여 작품을 제작하고 신작품을 전시하는 장소-특정적(Site-specific) 프로젝트로 구성된다.
이번 레지던시 프로그램은 ‘일반시민 참여’, ‘지역 작가 및 관련학과 학생 연계’, 지역커뮤니티 연계 작품제작’, ‘전시기간 중 퍼포먼스’의 형태로 추진 된다. 레지던시 프로그램의 강화는 종래 대부분의 비엔날레들이 일회적 전시를 통하여 단기간에 작품을 임대해주던 형태에서 탈피하여 비엔날레문화의 전형성을 탈피하려는 시도이다. 더불어 포트폴리오 공모 및 리뷰 전시를 통해 광주, 전남 지역의 젊은 작가들을 선정, 지역작가들의 참여범위를 확장시켰다는 점도 다른 비엔날레와 구분된다.
레지던스에 참가한 개별작가들의 작품내용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인도네시아 출신으로 호주 멜버른에서 활동하는 작가이자 영화감독인 틴틴 울리아(Tintin Wulia)도 레지던시에 참여하면서 광주-특정적 작품을 선보일 것으로 보여 이목이 집중된다. 유동성, 공간성, 시간성에 대한 상이한 관념과 해석에 주력하는 울리아는 ‘우리가 꽃을 기록할게, 광주 (Nous ne notons pas les fleurs, Gwangju)’ 프로젝트를 진행, 5.18 광주 민주화 항쟁을 작품의 소재이자 출발점으로 삼아 지역의 사회, 문화적 맥락과 적극적으로 소통 하고자 한다. 현재까지 5개국 5개 도시에서 진행된 ‘우리가 꽃을 기록할게(Nous ne notons pas les fleurs)’는 이주, 지정학적 경계, 지도제작과 관련한 작가의 오랜 관심을 담은 프로젝트다. 이 프로젝트는 장소들간의 경계, 인간의 이동을 안내하는 지도의 개념에서 출발하였다. 작품은 바닥에 놓인 서로 다른 년도의 지도에 관객들이 그들이 있었던 장소를 표시하고 기억을 반영함으로써 완성된다. 프로젝트가 진행됨에 따라 지도의 경계는 계속 변화하고 새로운 지도가 탄생하게 된다. 틴틴 울리아는 프로젝트를 통해 이주와 이동 행위를 가속화와 그에 따른 현상들, 지역적 맥락을 탐구하고, 세계화라는 거대한 이야기에 개인의 이야기를 포함시키고자 노력해왔다.
뉴질랜드 출신의 작가 스코트 이디(Scott Eady)는 시민들이 직접 참여하는 ‘100대의 자전거 프로젝트:광주(100 Bikes Project: Gwangju)’라는 커뮤니티 프로젝트를 선보인다. ‘100대의 자전거 프로젝트: 광주’를 위해 작가는 고장나고 버려진 자전거들을 모아 수리하고 부품을 교체, 조립, 새로이 색을 입히는 등의 변형의 과정을 거친 후, 작가 자신의 로고를 붙여 새롭게 변모된 자전거 50대를 전시한다. 스코트 에디는 지역공동체와 동호회와 함께 워크샵을 진행하고, 전시 시간 동안에 전시장 내에서 아이들이나 시민 모두가 자전거를 실제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일반 시민 참여형 뉴프로덕션 작품을 완성한다는 계획이다. 한국현대미술의 대표작가 가운데 한 사람인 서도호는 광주라는 도시에서만 제작할 수 있는 장소-특정적(Site-specific)작품을 선보인다. 광주 시내에 오랫동안 방치돼 잊혀지고 있는 공간을 찾아 공간 전체 표면에 종이를 대고 문질러 그려내는 ‘탁본 프로젝트(Rubbing Project, 2012)’를 진행한다. 마치 어린 시절 연필로 책상이나 동전 위의 결을 베껴내던 것처럼, 공간 전체를 문질러 작업에 담아내는 ‘탁본 프로젝트’는 그림이나 사진, 영상으로도 잡아내기 어려운 공간의 세밀한 부분까지도 포착해 낸다. 이 작품을 통해 관객들은 좀 더 촉감적이고 친밀한 방식으로 공간을 이해하게 될 것이다. 광주 카톨릭대학 평생교육원 구 기숙사 건물 방, 광주극장 사택, 대인시장 빈 상점이 이 프로젝트의 장소로 활용될 예정이다.
레지던시 참여작가인 필리핀 출신 작가 포크롱 나딩(Poklong Anading)의 프로젝트는 연속적인 개념을 바탕으로 진행되는 장기적인 조사와 탐구에 기반한다. 그는 한국이나 광주에 있는 필리핀 노동자들의 얼굴을 특이하고 다양한 방식으로 사진에 담는다. 그의 사진 작품들은 라이트박스에 담겨져 사람들이 많이 오가는 공항이나 기차역에 전시될 계획이다. 전시기간 동안 워크샵 프로그램을 통해 지역의 이주민, 노동자, 동호회와 소통하는 시간을 갖는다.
독일 출생의 철학자이자 미술사학자, 기획자, 뉴욕대학교 교수인 보리스 그로이스(Boris Groys)의 ‘역사의 종언, 그 이후: 사진가로서의 알렉산드르 코제프(After History: Alexandre Kojeve as a Photographer)’는 네덜란드 BAK 위트레흐트에서 처음으로 선보인 리서치 중심의 작품으로 주목할 만하다. 이 작품을 통해 그로이스는 러시아 태생의 프랑스 철학자, 외교관인 알렉산드르 코제프(1902-1968)의 독특한 시각 작품들을 최초로 공개하였다. 전시는 코제프가 실론(스리랑카), 중국, 인도, 이란, 일본, 네팔, 러시아 및 유럽 서부 여행 중 찍은 400여점의 사진과 일생 동안 모은 1,700점 이상의 엽서를 포함한다. 이 방대한 이미지 컬렉션은 코예프의 철학적 사고와 정치적 행위 모두의 본질을 포착하고 있다.
군사 감금과 국가 폭력, 도시 분리 및 새로운 글로벌 이민 패턴과 같은 현대 사회의 정치적 영역의 문제에 대해 다루는 터키의 엑셔반 콜렉티브(Xurban collective)의 작품도 눈 여겨 볼 만하다. 2000년도 구벤 인씨를리오글로(Guven Incirlioglu)와 하칸 토팔(Hakan Topal)에 의해 기획된 아티스트 그룹인 이들은 사진 및 영상물로 구성된 ‘대피 #2’ 시리즈를 통해 글로벌 사회 공간의 개념을 탐구하고 있으며, 각 사례는 특정 건축 환경에서의 개별적인 사회적 공간을 탐색한다. 특히, 프로젝트를 통해 사무실 공간, 주택, 무술과 종교 센터의 건축, 설계 및 가구 등 특정한 사회적 공간의 특성을 보여준다. 또 이러한 ‘공간’이 갖고 있는 여러 가지 가능성과 한계를 밝히며, 그 공간들이 문화적 기능을 고찰한다. 다양한 크기의 작품 설치와 사진, 영상물이 HD 모니터와 미디어 플레이어로 실현될 예정이다.
광주 출신의 이정록 작가는 짧은 만남과 인연에 관해 생각하게 하고 현대인의 삶에서 잠시 멈춰서 주변을 돌아볼 수 있는 명상적 작업을 선보이게 되는 소주제 ‘일시적 만남들(Transient Encounters)’를 통해 출품한다. 이정록 작가의 ‘글로컬 사이트(Glocal Site)’는 1970년대 후반 정부의 주도로 세계화, 근대화의 원형으로써 일방적으로 제시되었던 새마을 농촌주택들이 30여 년의 시간의 흐름과 함께 지방화와 전통이 접합하여 새로운 형체들로 변화하고 있는 모습을 기록한 사진 시리즈이다. ‘글로컬(Glocal)’은 ‘Global’과 ‘Local’의 혼성어로, 서구의 새로운 것과 한국의 오래된 것뿐 아니라 다양한 시간대가 섞여있는 잡종적 형체(Hybrid configuration)를 가리킨다. 작가는 이러한 다양한 문화와 시간대가 혼재되어있는 잡종적 공간인 ‘글로컬 사이트(Glocal Site)’의 채집을 통하여, 새마을운동 이후 새롭게 변모해가고 있는 농촌의 모습과 그 뒤에 숨어있는 이 시대의 원형적 경관에 대해 질문을 던지고자 한다.
전시 프로그램 워크스테이션 워크스테이션은 전시기획을 위한 연구와 토론에서 제기된 다양한 이슈들, 일례로 자기-조직과 협동의 개념, 체계나 구조 혹은 지적인 질서의 내부로부터 시작되는 변화를 다룬다. 전시기획과 관련된 일련의 소주제들로 기획될 워크스테이션은 전시에서 다루고자 하는 문제들을 표명하고 생각을 나누는 중요한 과정이다. 워크스테이션은 초청된 연사들에 의한 대중 강연과 패널 토론으로 구성된다. 첫 번째 워크스테이션이 광주에서 2012년 2월에 “윤리로서의 자가조직” 이라는 주제로 광주와 서울에서 열렸고, 두 번째는 전시 오프닝 기간에 참여 작가와 감독들이 패널로 참여해서 열릴 예정이다.
E 저널(E-Journal) 7월부터 발간될 E저널은 전시의 전체적인 개념을 발전시키는 과정과 연계돼 추진되며, 사상가, 비평가, 예술가들이 초대되어 편집인이 제기한 이슈들에 글을 쓰고 논의를 이어가는 형식이다. 편집인 개회사, 4-5편의 에세이로 이루어진 ‘대화와 관점’ 섹션, 폐회사가 하나의 전자 저널을 구성된다. 전자 저널은 전시 개념을 생산하고 전시의 토론을 풍부하게 확장시키는 역할을 담당하게 된다. 비엔날레의 웹사이트는 비엔날레의 실행 과정을 반영하게 될 것이고, 또한 대중들이 비엔날레 준비 과정과 프로그램 정보, 전자 저널 등에 접근할 수 있도록 안내하는 역할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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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작가 작품 中 - Rasheed Araeen, The Reading Room, 1979 - 2011>
*'참여 작가 리스트와', '소주제별 주요 참여작가 및 작품' 관련 정보 첨부파일 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