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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광주비엔날레에 참여하는 다수 큐레이터가 베일을 벗었다. (재)광주비엔날레는 14일 2018년 9월 7일부터 11월 11일까지 66일 간 광주비엔날레 전시관과 국립아시아문화전당 등지에서 열리는 제 12회 광주비엔날레에 참여할 11명의 다수 큐레이터 명단을 확정ㆍ발표했다. 11명의 다수 큐레이터는 주제 ‘상상된 경계들(Imagined Borders)’ 아래 7개의 전시를 구현하며 인류 역사와 사회적 정치적 환경 등의 경계에 있는 동시대 아젠다를 시각적으로 다채롭게 펼쳐낸다.
1995년 창설되어 민주ㆍ인권ㆍ평화의 정신을 지구촌 공동체에 발신했던 광주비엔날레가 23년 간 지향했던 평등의 가치와 문화의 다양성을 이번 7개의 전시를 통해서 극대화하여 실현할 것으로 보인다.
● “현대미술의 역동성과 에너지의 응집” 다수 큐레이터제 시도 의미
(재)광주비엔날레의 다수 큐레이터제 도입 배경은 급변하는 현대사회의 시대상과 다양성을 다수 기획자의 협업을 통해 다각적인 시각으로 보여주기 위한 시도이자 예술감독 1명에 의해 구현되는 전시에 대한 한계를 극복하고 시각예술의 다양성을 극대화하자는데 의미가 있다.
이와 함께 최근 몇 년 전부터 다수 큐레이터들이 비엔날레를 기획하거나 여러 기관이 협력하여 하나의 전시를 만드는 추세가 반영됐다. 이는 비엔날레 역사에서 가장 보편화된 1인 예술감독 체제 아래 몇몇의 스타 큐레이터들이 반복적으로 보여주는 대규모 전시에 대한 반작용이며, 더 이상 역동적인 에너지를 주지 못하는 단점에 대한 반성에서 도출된 트렌드의 반영이라 할 수 있다. 2018상파울로비엔날레, 아랍에미리트에서 개최되는 2019샤르자비엔날레 등에서도 여러 명의 기획자들이 모여 다양한 목소리로 담론을 형성하고 전시를 기획하는 시도를 이어가고 있다.
이에 따라 2018광주비엔날레는 다수 큐레이터들의 협업을 통해 동시대 인류의 과거와 현재를 반성하고 미래 대응책을 모색하는 다층적인 전시이자 다채로운 아이디어와 담론의 장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 국제무대 활약 아시아 디아스포라 큐레이터 눈길
2018광주비엔날레 전시를 기획하고 협업을 통해 만들어갈 다수 큐레이터에 △클라라 킴(Clara Kim) 테이트모던 국제미술 수석큐레이터 △크리스틴 Y. 김(Christine Y. Kim) LA카운티미술관 큐레이터 △리타 곤잘레스(Rita Gonzalez) LA카운티미술관 큐레이터 △그리티야 가위웡(Gridthiya Gaweewong) 짐 톰슨 아트센터 예술감독 △정연심 홍익대학교 부교수 △이완 쿤(Yeewan Koon) 홍콩대학교 부교수 △데이비드 테(David Teh) 싱가포르국립대학 부교수 △문범강(B.G. Muhn) 미국 조지타운대학교 교수 겸 작가 △김만석 독립큐레이터 겸 공간 힘 아키비스트 △김성우 아마도예술공간 큐레이터 △백종옥 독립큐레이터 겸 미술생태연구소 소장 등 11명이 이름을 올렸다.
전시기획을 맡은 11명의 큐레이터들은 세계를 무대로 활동하고 있는 기획자, 학자 등으로 그동안 지구촌의 역사와 정치적 현상, 이주, 난민 등의 경계 지점에 대한 전시 기획과 저술 활동을 펼쳐온 공통점을 지녔다.
국제무대에서 활약하는 아시아 디아스포라 큐레이터의 참여도 두드러진다. 클라라 킴은 현재 테이트모던 국제미술 수석큐레이터로 아프리카, 아시아, 중동 등의 제 3세계권 전시 기획을 담당해왔으며, LA카운티미술관 큐레이터인 크리스틴 Y. 김도 세계적인 설치 미술가인 제임스 터렐(James Turrell) 전시를 비롯해 굵직한 전시를 선보이고 있다. 여기에 북한미술 권위자로 수차례 북한을 방문하면서 북한 미술을 연구해 온 문범강 미국 조지타운대학 교수이자 작가의 참여도 눈길을 끈다. 호주 출신으로 싱가포르국립대학 교수인 데이비드 테는 최근에 《타이 아트: 현대 미술의 흐름(Thai Art: Currencies of the Contemporary)》을 출간한 동남아시아 현대미술 연구가이다. 태국 현대미술과 실험영화의 대표작가인 아핏차퐁 위라세타쿤(Apichatpong Weerasethakul) 개인전을 기획한 그리티야 가위웡 짐 톰슨 아트센터 예술감독은 소수민족과 이주의 문제에 대해 천착해왔다. 홍콩에서 처음으로 중국의 대표 설치 작가인 쉬빙(Xu Bing) 개인전을 선보였던 이완 쿤 홍콩대학교 부교수도 참여한다.
특히 태국, 홍콩, 싱가포르 등 동남아시아권에서 활동하고 있는 기획자들의 참여가 두드러졌는데, 이는 동시대 현대미술이 서구에서 아시아로 관심의 축이 확대되고 있으며, 중국에 이어 동남아시아권 현대미술이 국제무대의 조명을 받으며 부상한 흐름이 반영된 것이다.
여기에 최근 라틴 아메리카 작가 그룹전과 멕시코계 미국시민들의 권리를 주장한 ‘치카노 운동(The Chicano Movement)’에 대해 다룬 2008년 전시 등 제3세계권의 역사와 현상에 대해 꾸준히 탐구해온 리타 곤잘레스 LA카운티미술관 큐레이터가 합류했다.
국내에서는 미술평론가와 한국작가들과 밀접하게 교류해 온 대안공간 기획자 들이 참여한다. 현대미술 이론 전문가이자 큐레이터로서 기획력을 두루 갖춘 정연심 부교수를 비롯해, 대안공간 현장에서 작가와의 교류 및 발굴에 힘써온 김만석, 김성우, 백종옥 독립큐레이터가 큐레이터로 참여한다. 이들 3명의 큐레이터들은 2017광주비엔날레 포트폴리오리뷰 프로그램을 통해 선정한 광주ㆍ전남 출신 작가 10명을 포함하여 총 35여 명의 한국 작가 전시를 선보인다. 이를 통해 그 어느 때보다 한국작가의 참여도가 높아지면서 동시대 한국미술의 다양한 스펙트럼을 보여줄 예정이다.
여기에 국내 저명 문화평론가인 이택광 경희대학교 영미문화전공 교수가 광주비엔날레 월례회의 프로그램인 GB토크를 통해 다양한 인문학적 장을 펼칠 계획이다.
● ‘상상된 경계들’ 주제 아래 7개 전시 다양성…광주비엔날레 창설정신인 ‘평등 가치’ 지향
2018광주비엔날레는 ‘상상된 경계들’ 주제 아래 1-3명의 큐레이터들이 협력해서 7개의 전시를 구현한다.
베네딕트 앤더슨(Benedict Anderson)의 민족주의에 대한 저서인 《상상의 공동체(Imagined Communities)》에서 차용된 ‘상상된 경계들(Imagined Borders)’은 세계화 이후 민족적ㆍ지정학적 경계가 재편되고 있는 동시대 현상을 다룬다. 지정학적 경계를 넘어 정치, 경제, 심리, 감정, 세대 간의 경계와 경계 없음, 경계 안, 경계 사이 등을 다각적인 시각에서 조망할 계획이다. 특히 오늘날 심화되고 있는 국가, 세대, 민족 간의 이분법적 경계를 넘어 복잡해지고 눈에 보이지 않게 굳건해지고 있는 경계들에 대한 재사유가 필요한 시점에서 이번 주제는 시의적절한 지구촌 공동체의 아젠다라 할 수 있다.
주제인 ‘상상된 경계들’에 대한 해석이자 평등한 시각적 집합체로 7개의 전시가 구성됐다. 이들 전시는 20세기 근대 국가 정체성, 아시아의 이주와 민족 국가의 지정학, 국경과 인종의 균열, 광주비엔날레와 비엔날레 역사에 대한 아카이빙, 한국 현대미술의 사회적 문화적 정치적 맥락과 다양한 지형, 포스트인터넷 시대 인터넷의 발달로 인한 변화와 부작용, 북한 미술의 정수를 보여주는 조선화 등의 근대와 현대, 미래의 시간과 역사, 국가 간 경계를 유영하며 횡단한다.
1995년 광주비엔날레가 창설되어 선보인 제1회 광주비엔날레 ‘경계를 넘어’가 세계화로 인한 이동성과 하나의 지구촌 공동체의 변화상을 다뤘다면, 2018광주비엔날레 ‘상상된 경계들’은 지난 20세기의 근대적 관점을 회고하고 현재까지 잔존하는 전쟁과 분단, 냉전 독재 등의 근대의 잔상과 21세기 포스트인터넷 시대에서의 새로운 격차와 소외를 고찰해보고, 이를 뛰어넘은 미래적 가치와 상상력을 제안한다.
클라라 킴은 20세기 모더니즘 건축을 통해 당시 전 세계적으로 기획되었던 도시계획 프로젝트, 새롭게 조성되던 수도, 정부청사, 대사관, 대규모 공영주택 및 대학도시 등의 개발로 구현되었던 유토피아의 꿈을 돌이켜 본다.
크리스틴 Y. 김과 리타 곤잘레스는 조각 영상 설치 퍼포먼스 등의 다양한 매체를 통해 가상화폐, 대안적 디지털 플랫폼, 인터넷의 잠재적 종말 등을 고찰하고 포스트인터넷 시대 정보격차가 불러온 부작용과 폐해에 대해 환기시킨다.
그리티야 가위웡은 특정 불안정 지역, 국가주의, 탈영토화를 주제로 작업하는 작가들과 함께 아카이브, 구술기록 및 여타 문화자료를 연구하여 오늘날 국경과 이주가 갖는 의미에 대한 답을 찾고자 한다.
인간의 극단적 행위로 인해 세상의 종말로 치닫는 진화의 단계에 도달한 현 시대의 명제인 인류세(Anthropocene) 개념에 착안한 정연심과 이완 쿤의 전시는 점점 더 예측 불가능해지는 세계에 대한 대안적 비전을 시각적으로 제시한다.
데이비드 테는 작가, 큐레이터, 연구자들을 비엔날레 역사에 대한 가이드로 초청하여, 그들이 현재 진행하고 있는 작업과 가장 연관성이 높은 과거 비엔날레 작품, 이벤트 및 프로젝트를 선별한다. 선별된 과거의 작품은 다양한 재현과 재연의 방식으로 현재로 귀환하게 된다.
김만석, 김성우, 백종옥 3명의 큐레이터가 꾸리는 한국작가 전시는 지난 10월 2017광주비엔날레 포트폴리오 리뷰프로그램 공모에서 선정된 강동호 문선희 박상화 박세희 박화연 오용석 윤세영 이정록 정유승 최기창 등의 작가들을 포함해 총 35여 명의 작가로 구성된다. 이를 통해 동시대 한국미술의 풍경을 서로 다른 3개의 창을 통해 바라보면서 예술적 상상력과 행위들을 집약시켜 보여준다.
대형 집체화를 포함한 40점 이상의 조선화를 선보이는 문범강의 전시는 이제까지 보여줬던 북한 미술전에서 더 나아가 북한 사회주의 사실주의 미술의 정수를 보여주는 최초의 시도가 될 것이다.
(문의) 홍보마케팅부 (062)608-42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