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3월_김가원_알리자 니센바움(Aliza Nisenbaum)의 회화로 놀이패 신명을 바라보다

알리자 니센바움(Aliza Nisenbaum)의 회화로 놀이패 신명을 바라보다

 

김가원

 

광주비엔날레 유튜브를 보신 적이 있나요? 제14회 광주비엔날레를 앞두고 광주비엔날레는 유튜브에 주요 참여 작가의 인터뷰를 공개했습니다. 그 중에서도 알리자 니센바움의 인터뷰가 눈길이 갔는데요. 다름 아닌 광주에서 활동하고 있는 놀이패 『신명』을 주제로 작업을 했다는 점 때문이었습니다. 광주에 오랫동안 살았지만 작가의 인터뷰를 통해서 이제야 놀이패 신명을 알게 되었습니다. 자연스럽게 ‘놀이패 신명’이 누구인지, 왜 알리자 니센바움은 이들을 자신의 작품에 그리게 되

었는지 궁금해졌습니다.

 

놀이패 신명은 5・18광주민주화운동으로 인해 창단된 점에서 광주비엔날레와 비슷한 결을 가지고 있습니다. 놀이패 신명은 전신인 극회 ‘광대’에서부터 시작되었는데요. 1980년 전남대학교와 조선대학교의 극회와 탈춤반 출신들로 결성된 극회 광대는 5・18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현수막을 제작하거나 궐기대회 진행팀에 합류하는 등 문화항쟁의 중심에 있었습니다. 1981년에는 5・18광주민주화운동 1주년에는 운동 현장이었던 광주 YMCA 체육관에서 진행한 기념공연 「호랑이놀이」으로 활약을 이어갔습니다. 결국 정부의 압박, 단원 부족 등의 이유로 광대는 해체되었고, 극회 광대와 5・18 광주민주화운동의 의식을 이어가고자 한 남은 멤버들이 1982년 극단 신명을 결성하여, 1984년 놀이패 신명으로 이름을 바꾼 후 지금까지 활동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놀이패 신명은 작년 40주년을 맞이하여 42번째 정기공연 <꼭두야, 저승가자!>를 개최해 호평을 받았습니다. 또한 광주에서 5・18 광주민주화운동 기념 공연과 함께 나주, 고창, 강진, 경기도 고양시 등 여러 지역을 다니며 <언젠가 봄날에>, <식사하세요!>, <술래소리>등 연극 활동을 꾸준히 하고 있습니다. 특히 학교에서도 마당극 뿐만 아니라, 환경문제를 결합한 연극을 통해 학생들과도 소통합니다. 알리자 니센바움의 인터뷰 영상에서 나타난 것처럼 작가가 주목한 점이기도 한데요. 작가는 놀이패 신명이 가지고 있는 공동체 속 개인들과 그들을 응집하고는 있는 관계, 관객들에게 전해지는 교육적 전달에 인상 깊었다고 합니다.

 

놀이패 신명이 보여주는 마당극은 사회문제를 마당판에서 놀이 형식으로 풀어내는 연극형태로, 그 자체로 민주화운동의 이념을 담고 있는 한국에서 자생된 양극양식입니다. 또한 놀이 형태로 연극이 진행되다보니 단원과 함께 관객들의 소통이 중요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놀이패 신명은 그 정신을 꾸준히 알리는 팀으로, 알리자 니센바움이 놀이패 신명을 알게 된 후 그들의 전통과 연극형태에 관심을 갖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결과인 듯합니다.

 

알리자 니센바움(Aliza Nisenbaum)의 작품은 공동체의 일원인 각각의 개인들을 면밀히 살피며 그리는 것으로 시작되어 긴밀한 교류를 통해 공동체 전체를 나타냅니다. 평소 퍼포먼스를 담아낸 영상은 자주 보았지만, 회화로 담아낸 퍼포먼스는 저에게 굉장히 특별한 접근으로 보였습니다. 작가는 회화를 주의를 기울여 관찰하는 매체로 느림을 강조하였습니다. 놀이패 신명과 함께 시작을 보내며 그들을 알아간 후 다시 회화로 구현해 낼 때에는 작가 역시 그들을 바라보는 방식이 달라지게 되면서 퍼모먼스를 하는 순간에는 보지 못했던 찰나와 구성원 각각의 시선을 그림에 담아냅니다. 이는 놀이패 신명이 누구인가를 보여주는 동시에 각각의 인물로써 우리에게 좀 더 가깝게 다가옵니다.

 

놀이패 신명은 5・18광주민주화운동 흐름으로부터 창단된 단체이기 때문에 정치적인 내용과 성격을 띱니다. 그러나 놀이패와 마당극이라는 성격을 가지고 유쾌하게 풀어내 사람들에게 다가가고, 꾸준히 그들이 직접 경험한 민주화의 현장을 잊지 않겠다는 이념으로 스스로 전통을 만들어 나가는 그들의 끈기와 열정은 어떤 단체임을 막론하고 ‘리스펙’이 생깁니다.

 

이쯤되니 말보다는 직접 놀이패 신명이 나온 작품을 직접 보는 것이 나을 것 같은데요. 이제 제14회 광주비엔날레 개막이 코앞으로 다가왔습니다. 개막을 앞두고 심포지엄, 개막 프로그램, 파빌리온 공개가 되면서 더욱 기대가 되는 요즘입니다. 광주비엔날레 유튜브, 인스타그램에 올라오는 작가 정보와 관련 소식들이 계속해서 올라오고 있으니 제14회 광주비엔날레 오시기 전 확인하시길 추천 드립니다. 그럼 제14회 광주비엔날레에서 만나요!

 

 

참고 자료

놀이패 신명 페이스북(https://www.facebook.com/shinmyoung21)

 

놀이패 신명, 「광주・전남지역의 마당굿 운동에 대하여」, 『마당굿 대본집』, 들불, 1989. 7-33.

 

유새봄, 「놀이패 신명, 피・땀・눈물로 일군 삶의 전부」, 『광주드림』, 2022년 9월 13일자, http://www.gjdream.com/news/articleView.html?idxno=618025.

 

윤만식, 「광주 5.18 민주항쟁에서 <놀이패 신명>의 태동」, 『프레시안』, 2023년 1월 17일자,

https://www.pressian.com/pages/articles/2023011714390695653?

utm_source=naver&utm_medium=search.

 

이관우, 「광주민중항쟁과 함께한 ‘놀이패 신명’ 40돌 잔치」, 『무등일보』, 2022년 7월 21일자, http://www.mdilbo.com/detail/Sk5YK6/6744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