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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쇄원은 □□□□□다’ 디자인비엔날레 이색 작품설명 ‘눈길’
바닥글씨?휘장 이용 폐기물 줄이고 색다른 분위기 연출
황지우 시인 작품 한편의 수필같은 장문 해설 ‘인기’
디자인비엔날레 전시장에 들어선 관람객들은 작품을 들여다 보다 이내 고개를 갸웃거린다.
도대체가 작품 제목과 작가 이름을 찾아볼 수 없기 때문이다.
작품 바로 아래, 혹은 옆쪽에 작가이름과 작품명이 얌전히 자리잡고 있는 ‘통상적인’ 전시장 풍경과는 사뭇 다른 모습에 잠시 당황하던 관람객들은 이내 빙그레 웃음을 짓는다.
전시장 곳곳에서 재미있고 기발한 아이디어의 작품설명을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관람객들이 처음 마주치는 1전시관 프로젝트전 ‘살림’의 작품설명은 모두 전시실 바닥과 벽면에 마치 낙서하듯 사인펜 손글씨로 씌여져 있다.
또 어떤 것은 작품 옆에 설명을 담은 포스터를 그냥 깔아놓는 것으로 대신했다.
주제전 ‘집’ 전시관에서는 작품제목과 해설을 찾는 것이 보물찾기처럼 재미있다.
담양의 소쇄원을 모티브 삼아 세계 각국 디자이너와 건축가, 여러 장르의 예술가들이 휴식공간을 제안한 ‘소쇄원으로부터의 영감’ 전시는 기다란 휘장을 이용한 작품해설로 작품과 그에 맞는 해설을 찾아다니며 보는 재미를 선사한다. 특히 작품 제작 초기단계 구상이 그림과 간단한 메모로 표시돼 있어 작가들의 의도를 읽을 수 있는 정보도 찾을 수 있다.
이같은 아이디어에는 올해 디자인비엔날레가 추구하는 ‘전시 폐기물 최소화’라는 컨셉트가 충실히 반영돼 있다.
따로 패널 같은 구조물을 설치하지 않고 바닥이나 벽면에 글씨를 쓰거나 기다란 천에 작품해설을 프린트해 전시공간 곳곳에 늘어뜨려 둔 것. 만장을 걸친 구조물은 건축현장에서 빌려다 썼다. 이를 통해 색다른 느낌을 전달하는 한편, 환경도 생각하는 일석이조 ‘공간 디자인’을 도입했다.
‘소쇄원’ 섹션은 또 제목설정과 작품설명 방식도 이채롭다.
작가들에게 특정 제목을 정하도록 하지 않고 ‘소쇄원은 □□□□□다’라는 명제를 제시하는 방식을 선택, 작가 나름의 소쇄원에 대한 해석을 내리도록 했다.
‘소쇄원은 단단하고 연약한 것, 유동적이고 정돈된 것, 정확한 것과 우연적인 것의 관계이다’(피터 슈라이어 기아자동차 디자인총괄부사장), ‘소쇄원은 대나무 숲을 통해 들어가는 순수한 마음의 공간이다’(토마스 슈로퍼 하버드대 건축대학원 교수) 같은 식이다.
특히 황지우 시인이 제안한 휴식공간 작품 설명은 그대로 한편의 시이자 장편 수필이다.
그는 ‘소쇄원은 시선의 대상이 아니라 그 자신이 시선이다’라고 정의했다.
‘근래 요 몇 년 사이 내 치유할 길 없는 바람기의 대상은 자연으로 바뀌어 있다’라는 말로 시작되는 작품해설은 ‘ 깊고도 그윽한’ 한국의 자연에 대한 예찬과 소쇄원이 자리잡은 담양땅 일대에 얽힌 이야기, 조선시대 당쟁의 역사와 이로 인해 낙향한 양반들에 의해 조성된 소쇄원의 역사, 그 공간의 의미와 음양의 이치, 아름다움 등을 세세하게 풀어썼다.
시인이 제안하는 소쇄원 휴식공간과 함께 작가 특유의 감성과 맛깔스런 어투가 담긴 장편의 글을 동시에 감상할 수 있는 기쁨을 준다.
두장의 휘장에 빼곡하게 써내려간 이 작품해설은 올해 디자인비엔날레 작품설명 중 최장문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문의 062-608-4224